애플 비전 프로, 공간 제약을 뛰어넘을 XR 헤드셋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에서 미국시간으로 6월 5일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를 개최하고 VR과 AR을 결합한 X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출시 전부터 소문을 통해 애플워치 이후 애플의 최대 야심작이라고 할 만한 새로운 기기가 드디어 공개되었다. 지금까지 아이팟, 아이폰 등으로 새로운 혁신을 주도해 온 애플이 오랜만에 공개하는 하드웨어에 대해 많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애플워치 이후 애플이 오랜만에 출시한 신제품 애플 비전 프로

공간 컴퓨팅의 시작, 애플 비전 프로

애플은 XR헤드셋, 애플 비전 프로를 공개하면서 '공간 컴퓨팅'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기존의 AR, VR헤드셋과의 차이점을 강조한 것이다. 애플의 CEO 팀 쿡은 애플 비전 프로를 통해 공간의 제역을 넘어 언제 어디에서든지 다양한 앱을 열어 눈 앞에서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맥이 개인용 컴퓨터의 시대를 열었고,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애플 비전 프로는 공간 컴퓨팅의 시작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 의하면 애플 비전 프로 헤드셋을 착용하여 집, 공원, 비행기 등 어느 공간에서든 고화질 디스플레이와 공간 음향을 통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생생하게 게임을 즐길 수도 있게 된다. 몰입형 동영상 기능을 활용하면 어떤 장소에서든지 방해받지 않고 개인만의 공간을 창출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플랫폼의 시작, 애플 비전 프로

이날 애플이 공개한 헤드셋 '비전 프로'는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친 증강현실(AR)을 확장한 개념인 혼합 현실(MR)을 구현했다. 현실과 가상 간에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는 기술이 돋보인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착용형 공간 컴퓨터'라고 설명하면서 아이폰 이후의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업무적으로는 여러명이 동시에 화상전화를 할 수 있고, 줌이나 웹엑스 등을 이용한 화상회의도 진행할 수 있다. 엑셀, 워드 등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프로그램 같은 앱들을 동시에 눈에 보이는 화면 전체에 원하는 크기로 조절해 배치하고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 돋보인다. 또한 경쟁 제품인 메타의 퀘스트 2와 비교하면 컨트롤러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비전 프로는 눈으로 바라보면서 원하는 앱을 가리킬 수 있고 손가락 두 개를 이용해 클릭이 되는 직관적인 방식을 채택했다. 또한 목소리를 높여 말을 하면 자동으로 텍스트가 입력돼 원하는 것을 검색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 구현을 위해 애플은 자체 개발한 새로운 R1 칩으로 12개의 카메라와 5개의 센서, 6개의 마이크가 입력한 정보를 처리해 콘텐츠가 이용자의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보이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애플 비전 프로 가격 및 출시 정보

애플이 공개한 XR 헤드셋 비전 프로의 가격은 3,499달러부터 시작한다. 한국 원/달러 환율 1,300원 기준으로 무려 457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다. 2022년 메타가 내놓은 VR헤드셋의 가격보다 2배 이상 가격이 소비자에게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비전 프로는 내년 초부터 미국에서 판매되며 이후 다른 나라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비전 프로는 외장형 배터리를 사용하면 사용 시간이 최대 2시간인 점도 대중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통 영화 한 편의 재생시간이 2시간 이상 인 점을 감안하면 영화 감상 이후 도 다시 충전을 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직접 전원선을 연결해야 하는 데 전원선은 머리 뒤에 연결해야 하므로 사용 시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약점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그동안 아이팟과 아이폰 등 항상 시장이 예상치 못한 혁신적인 제품을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트렌드를 주도해 온 만큼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할지 기대된다. XR헤드셋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면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소프트웨어 컨텐츠 등도 활발히 공급되며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